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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임신 중 친정에 더 화가난다는 예비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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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안와서 쓰는 정신없는 쓰레기통 글입니다
정신이 좀 아파요 ..죄송합니다..

유도 분만하다 양수터지고 네시간 뒤에
자궁문 다 열렸지만 애기 머리가 껴서 삼십분 정도 힘주다
과호흡와서 애기가 힘들어 하고 제왕 했어요
그 고생을 하고 애기를 낳고 나니
자분으로 자식 셋 낳으신 엄마가 대단하시더라구요
임신기간 동안 반찬한번 해다준적 없고
연락한통 먼저 없고 자식한테도 질투한다는 엄마
뭐가 고까운지 맨날 욱해서 자식도 노려보는 아빠
사랑한다고 대단하고 존경한다고 연락드리고
별로 안예뻐하는 것 같은 손주 사진 열심히 보내드리고
그랬는데요
내사람 이제 4개월 됐는데 너무 예뻐요
내가 내놓은 내사람 위해 이정도 힘들고 돌봐야 하는건
당연한거 같아요

사랑하는 내사람 나는 가난하고 좋은옷 못입고 배고프고
맨날 구둣주걱 파리채 효자손 그냥 손으로 처맞고
거실에서 방까지 가면서 맞고
작은방에 갇혀서 엄마한테 맨날 혼나다 맞고
아빠는 의처증인지 그냥 화풀이인지 맨날 엄마한테 화내고
엄마는 저한테 화내고
다리저는 할아버지랑 정신지체 삼촌이랑 같이살면서 요강비우고
밥차리고 심부름하고 심부름 잘못해서 또 맞고
부부싸움하면 동생들 달래다 거실가서 또 부모님 말리고
엄마한테 맞기 시작한게 유치원생때 부턴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서 그전엔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 남편은 아빠랑 180도 달라요
아빠 안닮은 남자가 이상형이었어요
우리 애기 앞에선 싸우지 말고 자식 때리지 말고
눈치보게 키우지 말고 돈돈 거려서
자식 마음까지 가난하게 키우지 말자고
아프면 병원도 좀 데려가고
돈 없어서 친구들한테 자존심상하는 일도 없고
자존감 높고 자신감 있는 아이로 키우자고 했어요

자식 셋중에서 저만 맞은건 다행이지만
그런데 밤만 되면 엄마한테 맞은것도
중학생때부턴 그 집구석 벗어나려 도서관에서
열시까지 공부하면서 저녁굶고 공부했는데
어떻게 자식 배곯는 것도 괜찮으셨는지
아빠는 왜 아빠가 한 고생이 가족 때문이라 생각하는지
자식 없어도 그 고생했을텐데
맨날 큰소리치고 물건부시고.. 저랑 동생들 벌벌떨게 했는지
자식이 무슨 죄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요즘 밤마다 화가나요
사실 오래된 일이라 잊고 살던 어린시절 기억들이
우리 애기를 보고 우리애기 학교들어가면 좋은잠바사줘야지
용돈 넉넉하게 줘야지 착하게만 하지 말라고 해야지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나는 왜 못그랬나 생각하다
기억이 갈수록 구체적으로 나요
더글로리에서 없이살수록 가족이 가장 큰 가해자란 말 듣고
더 알았어요 내가 살면서 밖어서 받은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고
가족한테 받은 상처가 가장 아프네요
그리고 그럼에도 부모님을 사랑하고 못놓는게
부모를 향한 자식의 사랑이 더 무조건 적인것 같기도 해요

사랑하는 울아가 부잣집에서 못태어나서 미안해
엄마가 많이 부족하고 엄마가 처음이라 미안해
할머니도 엄마같은 맘이었을까
그런데 엄마가 좀 크고 나선 엄마가 안이뻤나봐
엄마는 울아기 평생 귀하게 여길께
내사람 안착해도 돼 화내도 돼
살쪄도 되고 못생겨져도 예뻐할꺼야
엄마가 져줄께 잘되라고 혼은 낼수 있어도
절대 때리진 않을께
엄마가 어렸을때 초등학교 3학년쯤 언제쯤 안아프고 살수 있을까
밤마다 모든 식구들 잠들고 나면 울고자고
고등학생때까지 하루도 자살생각을 안해본적이 없어서
남들도 다 죽고싶어하고 사는줄 알았어
스물한살에 아빠 만나서 십년이 지나
엄마가 아빠 덕에 행복을 알고 살고 있어
우리 애기는 이런 일 다 모르고 살자
엄마가 항상 웃어주다 가끔 웃지 못할때가 있을땐
꼭 안아서 못보게 해야지
엄마한테 와줘서 고마워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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