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임신 전까지) 비키니라인 정리때문에 부분정리, 간혹가다가 면도로 셀프 벌초만 하던 경산맘입니다.
그 전까지 샵을 왜 안갔냐 하면, 왠지 같은 여자 쌤이라도 왠지 갈고 닦은 항문(?)을 여실히 노출시켜야 왁싱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뭔가 부끄럽고 치욕스러웠네요.
네, 그만큼 내 똥꼬를 활짝 벌려 보이며 털관리를 받기가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임신으로 찾아온 극한의 소양증(가려움증)...... 심지어 다니는 산부인과에서는 애기한테 해 될수도 있다고 절.대 약도 안써주시고 그나마 질정하고 소량의 크림만 도포하며 버텼습니다.
예로부터 그곳이 습하여 ㅆ이라고 불렀다 하는데, 장마철이라 그런지 벌목되지 않은 나무들이 습기를 머금어 더욱더 곰팡이가 활개를 치는 건지, 미치는 가려움에 벅벅 긁지도 못하고, 텔레토비처럼 배만 양쪽으로 흔들며 춤을 추기만 몇 개월 째......
배가 나오니 체중계만 안보이는 게 아니라 털이 안보여서 도저히 셀프벌목이 힘들어 한계치에 도달해서 결국 마미톡의 익명맘님의 추천을 받아 생애 첫 "왁싱"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미 애미가 되면서 서서히 굴욕자세에 길들어진 것도 있고, 가려움으로 인한 광기가 수치심을 넘어서서, 숱이 심히 없는 자가 되기 위해 프랜차이즈 지점 x블x 왁싱을 방문했습니다.
《사실 "임산부"라고 하면 샵에서 자궁 수축의 케이스가 간혹 있다고, 의사의 어드바이스를 받아오라고 하는 경우가 있으니 혹시나 가실 맘님들 있으면 미리 선생님과 상의를 받기를 권장합니다.》
먼저 임산부는 일반 방문자와 다르게 작성해야 할 동의서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주수라던지, 이런 거를 적게 되구요. 예전에 왁싱을 해 본 경험이 있는지, 거시기 피부타입(지성, 복합성, 아토피 등)이 먼지 등을 재차 확인합니다--- 임신중에는 한 번도 왁싱을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잘 권장을 안하는 듯 해요, 아프다고 악쓰다가 애낳을까비......
제가 추천받아서 방문한 곳은 회원권으로 관리하는 데라 연간 회원권, 평생회원권 추가가격이 있긴 했구요. 추천인을 적으면 추가관리를 2회정도 적립해준다고 합니다.
먼저 룸에 들어가면 샤워시설이 있고, 스파처럼 꾸며져있는데, 미연의 경우를 방지하여 세정을 한 번 더 하고 나오라고 합니다.
문제는, 방은 깔끔한데 제가 방문한 지점은 샤워부스가 매우 작고 높아서, 나오다가 배가 딱 끼어서, 약간 자괴감이 드는 구조였습니다.
홀딱 벗은 뒤, 배부해주는 일회용 앞치마를 두르고 벨을 누르고 베드에 누워있으면 여자 관리사분이 들어와서 아마존 밀림 벌초를 시작합니다.
임산부라서 그런지 왁스를 전체 도포 후 확 뜯는게 아니라, 부분부분 배포 후, 지방자치단체 나누듯 섹션을 나눠서 부분적으로 뿌리를 잡아뽑습니다(털뽑는 통증에 예민한 분들은 주의), 오히려 알보칠 바르듯 한번만 아프고 금방 끝나길 바라는 분들은, 조금씩 나눠서 통증을 주는 게 더 아프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더라구요.
저의 케이스는 이미 가려움이 통증을 초월했기에, 통증보다는 알싸한 시원함이 느껴졌고, 오히려 염려하던 카카오 이모티콘 강아지 굴욕자세(엎드려 동고노출)이 없이, 그냥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항문관리까지 해주져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다만, 배때문에 똑바로 눕기 자세를 한 채로, 다리를 팔자로 벌리고 2-30분정도를 누워있으려니(일명 개구락지; 개구리자세) 골반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치골통 심하신 분들, 허리 안좋으신 분들은 받기 힘들 것 같아요.
큰 부위를 훑은 후에는, 남은 잔털과, 대규모 벌초작업에도 살아남아 비집고 나오는 뾰족뾰족한 죽순들, 인그로운 헤어(살속에 파고들어 자리잡은 모근들)을 쪽집게로 하나하나 처리해줍니다.
간단한 수딩케어를 끝내고, 태초의 천둥벌거숭이로 돌아가는 대망의 밀림 벌초작업은 마무리됩니다. 초중딩때 마지막으로 느꼈던, 복숭아똥꼬의 보송보송함을 느낄 수 있어요.
그냥 제모가 모근이 까칠하게 올라와서 좀 꺼끌꺼끌하다면, 왁싱은 아주 그냥 역모한 가문 3대 뿌리 잡아뽑듯 통째로 뽑은 거라, 전체적으로 보들보들합니다. 건조해지면 로션보다는 앰플류로 톡톡톡 두드려서 진정을 시켜주고 보습해주면 된다고 해요.
주기는 6주 간격, 출산 3대굴욕을 염려해서 재방문 할 예정이라면 출산이 1주일정도 남았을 때 마지막으로 한번 더 방문하면 된다는 것 같습니다.
가격은 회원권 구매비와 별도로 4-5만원 정도였습니다. 대신 회원권을 구매하면 다음번 방문부터 소정의 할인이 들어간다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했습니다. 다른 걸 제쳐놓고라도, 가려워서 득득 긁는 모습을 신랑에게 더 보이지 않을 수 있어서 좋네요. 우리집 남의 편(남편)은 태초의 밀림을 지켜야 한다며 벌목을 결사반대하던 환경운동가인데, 뾰족하고 꺼끌거리는 부분이 없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반응이 나쁘지 않네요.
혹시나 왁싱 고민하시는 분들 계시면, 저의 노골적인 글 참고하시고, 만족스런 선택 하시기 바랍니다.
인증샷은, 과감하게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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