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결혼하길 잘했다 느낀 순간이 있나요?
전 오늘 남편이 당직이라 혼자 있는데
잠도 안오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 글을 적어봐요~
19살에 만나 10년 넘게 연애하다 결혼했어요.
대학도 다른 탓에 중거리 연애부터 군대, 취준시절까지 20대 전부를 함께 해왔어요.
저는 드세고 남편은 유순한 성격에 다투기도 많이 다퉜지만 헤어짐 없이 잘 만나다 결혼해 지금은 뱃속엔 아이가 있네요.
연애를 오래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결혼해도 행복하겠다 생각했는데 결혼은 또 다른 부분이더라구요.
연애 때 시부모님께서 잘 챙겨주시고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나와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구나 싶더라구요.
시댁과 트러블은 없지만 가족으로서 아주 가까이 모든 걸 터놓고 지내기엔 좀 맞지 않겠구나를 느꼈어요.
근래 그런 감정을 종종 느꼈고 남편에게 말하니 속상하지만 가운데서 앞으로 그런 말씀 안하시게 본인이 잘 하겠다. 속상한 일이 있으면 나에게 말해라.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너무 사소하지만^^;
최근에는 어머님이랑 밥 먹다가 자연분만 이야기가 나와서 남편에게 '나랑 꼭 같이 들어가 줘야해~ 내 손 꼭 잡아줘야해~' 했는데 어머님께선 '에이 거길 뭘 들어가냐~' 라고 말씀하시는데 (참고로 절 위한 말씀이셨고? 가벼운 분위기였어요!!)
겉으론 웃지만 제 마음은 삐죽빼죽 대더라구요..ㅎㅎ
제가 자리가 끝나고 남편에게 말했어요.
요즘 시댁하고 가깝게 지내고 너무 좋은데 왠지 모르게 말 한마디에 서운함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랬더니 시댁과 만남 횟수를 줄여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거 말고도 아주버님 내외가 저희처럼 자주 안찾아봬서 서운함이 느껴진다. 시어머님께서 말씀하시는데 남편이 중간에서
'형도 지금 바쁜 상황 아니냐, 서운해하지 말라. 우리도 지금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 노력하는거다. 앞으로 상황이 바뀌면 우리도 찾아뵙기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말씀 드리더라구요.
이 외에도 무언갈 결정할 때 제가 시댁에 대한 고민을 하면 ‘왜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냐, 우리가 결정할 일이다’며 강단있게 말해줘요.
(+ 참고로 시댁에 대해 안좋은 이야기만 했지만 사소한 생각의 차이 말고는 시부모님께서 잘 챙겨주세요!
그 사소한 생각의 차이가 긴 연애 때는 없다가 결혼하고 생겨서 이래저래 적응 중이지만요 ㅎㅎㅎ)
정말.. 남편이 언제 이렇게 컸나(?) 싶고.. 은근 애 같은 구석이 많아 만날 혼내며 연애 했는데(?) 이럴 때 보니 너무 듬직하고 너무 멋있더라구요.
평소 센스도 없고 곰같은 남편이지만 이런 남편이라면 앞으로 90년은 더 같이 지낼 수 있겠죠..?ㅎㅎ
남편이 침대에서 매일같이 대자로 뻗어 자는 바람에 새벽에 한 대씩 몰래 쥐어박곤 하는데요, 오늘은 침대도 넓은 것 같고 왠지 허하네요ㅠㅠㅠㅠㅜ
연애 때보다 결혼이 더 좋은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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